“맹세코 널 죽여서 네 시체를 씹어 먹을 거야.” 

괴물로 태어난 남자. 그리고 그 괴물을 죽이기 위해 괴물이 되기로 한 여자. 

“할 수만 있으면 죽여 봐. 날 죽여서 잘근잘근 씹어 먹어 봐. 기꺼이 먹혀줄 테니까.” 

그러나 괴물과 괴물이 만나 마침내 사랑에 빠져버린다. 


“대답해, 그를 사랑했어?” 

“거짓을 원하세요? 아니면 진실을 원하세요?” 

“듣기 좋은 소리를 원해.” 

“그럼, 사랑하지 않았다고 대답해드릴게요.” 

“그러면 사랑하는 건 누구지?” 

다 알고 있으면서도 묻는 남자가 어리석은 것일까, 아니면 다 알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거짓으로 대답하는 그녀가 나쁜 것일까. 


“폐하를 사랑한다는 걸, 모르시나요?” 

“듣기 좋군.” 

“.......” 

“듣기 좋아.” 

그가 바라는 이 정도의 사랑은 던져주자. 

듣고 싶어 하는 말 정도는, 바라고 있는 애정 정도는 던져주자. 

곧 죽을 불쌍한 개에게 독이 묻은 고기를 던져주듯이. 

“당신만, 원해요.” 

그는 자신에게 죽어야 하고, 기꺼이 죽어줄 테니까. 

오늘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죽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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